토이 스토리 2 제작 당시 모든 캐릭터들의 데이터는 단 하나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었는데, 이 모든 파일들이 저장된 컴퓨터에서
각자 필요한 소스를 가져와 작업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직원이 불필요한 파일들을 정리하다 실수로
파일을 삭제하는 코드 'rm-rf'를 입력해 모든 데이터를 날려버렸다.
이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기술감독 '오렌 제이콥'은 서둘러
데이터가 저장된 컴퓨터의 전원 코드를 뽑으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2년
동안 작업한 파일 중 90%가 날아가 버린 후였다.
개봉 1년을 앞둔 상황에서 백업조차 되어있지 않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었는데, 다행히도 당시에 출산을 앞둔 픽사 직원
'갈린 서스만'이 재택 근무 중이었고, 때문에 모든 데이터가 개인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었다.
이에 픽사 직원들은 5500억원의 데이터가 담긴 갈린의 컴퓨터를
이불에 둘러싸 이집트의 파라오처럼 들고 픽사 스튜디오로 무사히
옮기며 대부분의 파일들을 복구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rm-rf'는 토이 스토리 4에서 번호판의 이스터 에그로
등장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통틀어 단 한번의 언급조차 없던 앤디의
아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매번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앤디의 아빠가 등장할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나왔다.
『픽사 이론』을 쓴 작가 '존 네그로니'의 가설에 따르면
앤디의 아빠는 세상을 떠났고, 앤디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선물이
우디였다는 것이다.
토이 스토리 2에서 확인할 수 있듯 50년이 넘은 낡은
장난감인데도 불구하고 어린 앤디의 변함없는 1순위 장난감이라는
사실과, 실수로 우디가 팔려갈 뻔한 상황에서 앤디의 엄마는 '아들의
장난감'이 아닌 '오래된 가족의 장난감'이라며 거절한다.
앤디는 아빠의 오랜 장난감인 우디를 선물받았고 이제는 아빠의
유일한 기억으로 남은 우디를 대신하며 감정적인 위안을 받았다는
가설이 나오면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 가설에 대한 제작진들의 반응은 앤디의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만 부정하고 우디가 앤디의 아빠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앤디는 우디를 가지고 놀다 실수로 팔을 찢어버리고, 제리
할아버지가 흔적 없이 고친 우디의 팔은 광부 인형 '피트'에게 다시
한번 찢겨버린다.
결국 제리 할아버지의 실력만큼은 아니지만 앤디가 직접
고쳐주게 되고 이후로 우디의 오른쪽 어깨에는 앤디가 어설프게 꿰맨
실밥이 남아있는데, 이 디테일은 후속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95년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첫 영화가 나온 후 24년이 지나는
동안 가장 발전해 온 부분은 역시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이 스토리 4에서는 픽사의 섬세함에 진보한 그래픽 기술이
더해져 장난감의 질감, 보풀, 실밥, 생활기스 등 사실적이고 환상적인
디테일을 완성해냈다.
토이 스토리 1에서 캐릭터의 양쪽 눈 깜빡임 싱크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이 스토리의 제작자 '팻 한라한'과 '에드 캣멀'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자동화한 소프트웨어 '렌더맨'을 개발해 픽사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기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 컴퓨터 과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작에
오른 47개 작품 중 무려 44개의 작품에 바로 이 렌더맨이 사용되었다.